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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36 호 워터 페스티벌 논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 작성일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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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51
정소영

워터 페스티벌 논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페스티벌의 계절은 단연코 여름이다. 여름에 즐기는 페스티벌은 물에 흠뻑 젖는 워터 페스티벌이 가장 대표적이다. 여름의 상징이자 젊음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워터 페스티벌은 대학생들이 여름 방학에 한 번 정도는 가보고 싶어하는 축제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인 만큼 사건 늘 사고와 논란은 따라온다. 올해 열린 워터 페스티벌의 문제와 개선 방안을 살펴본다.


‘워터밤’과 ‘싸이 흠뻑쇼’


  ‘워터밤’은 2015년부터 시작한 축제로 코로나 팬데믹을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된 여름 대표 워터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부터는 서울만이 아닌 전국으로 지역을 넓히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월드투어도 열었다. 


  ‘워터밤’ 페스티벌이 인기를 끈 요인은 단순히 물에 젖고 물총을 쏘는 것이 아닌 화려한 라인업의 스타 등장이다. ‘워터밤 페스티벌은 ‘물총 싸움으로 시원하게 논다’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물총 싸움보다는 인지도 있는 스타들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물총을 쏘고 시원한 옷차림으로 소위 ‘핫한’ 분위기를 만들어 MZ 세대를 공략하는 데 한몫을 하였다.


▲ ‘워터밤-일산’ 입구에서의 모습 (사진: 이윤진 기자)


  또 하나의 워터 페스티벌인 ‘싸이 흠뻑쇼’는 2011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3년째 지속되고 있는 오래된 공연이다. ‘싸이 흠뻑쇼’는 가수 싸이가 본인의 콘서트를 ‘여름’과 ‘물’이라는 주제로 재구성해 ‘물을 맞으며 함께 뛰어 논다’를 콘셉트로 진행한다. 올해는 6월 29일 강원도 원주에서 첫 공연을 시작하여 총 9개 도시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싸이 흠뻑쇼’는 ‘워터밤’처럼 젊은 연령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초등학생부터 60~70대까지 모두가 어우러져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껏 논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이 ‘싸이 흠뻑쇼’를 가고 싶어 하는 이유이다. 공연 내용은 주로 싸이의 대표곡들로 이루어져 관객 모두가 즐기고, 공연 중간에 게스트들을 초청해 다른 가수들의 공연도 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 ‘싸이 흠뻑쇼-과천’ 에서의 모습 (사진: 이윤진 기자)


인기와 상반된 논란들


  많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워터 페스티벌은 매년 논란에 휩싸인다. ‘워터밤’은 물총 싸움을 콘셉트로 내세우기 때문에 매년 버려지는 물총 쓰레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워터밤’ 측에서는 퇴장할 때 지정된 곳에 물총을 버리면 재활용해서 새로운 굿즈를 만들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방송인인 줄리안이 ‘워터밤’ 측에서 화려한 영상을 담은 LED 초대장을 사용하고 있다며 ‘워터밤’은 진심으로 환경 보호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일침을 가해 이슈가 되었다. ‘싸이 흠뻑쇼’도 역시 물의 과사용으로 매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연 한 번에 식수 300톤이 쓰이는데 가뭄이 심각했던 2022년에도 일회성 공연을 위해 식수를 낭비한 것에 대해 대중의 질타가 이어지며 크게 논란이 되었다.


▲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출처: 인스타그램 ‘aboutjulian’) 


  워터 페스티벌은물에 젖는 페스티벌의 특성상 공연 후 관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물을 흘려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지난해에는 ‘싸이 흠뻑쇼’ 이후 귀가하던 관객이 2호선 지하철 좌석에 앉아 젖은 시트 사진이 온라인에 공유되어 논란이 일었고 지난달에는 ‘워터밤’ 일산 공연 후 외국인 남성이 3호선 지하철에서 상반신을 전부 탈의한 상태로 목격돼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싸이 흠뻑쇼’는 올해는 조명,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해 문제가 되었다. 과천 공연을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밤늦은 조명 리허설이 수면을 방해한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후 글쓴이는 경찰에 신고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가수 싸이는 “리허설에서 전체 전기 전원을 켜면서 조명이 일시적으로 ‘반짝’하고 켜진 것이었는데 그것을 보신 것 같다”라며 논란을 해명했다. 


  ‘워터밤’은 매년 선정성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2022년에는 가수 비비가 ‘워터밤’ 공연 중 상의 끈이 풀리는 사고가 일어나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지난해에는 가수 권은비가 노출이 심한 의상으로 공연을 해 ‘워터밤 여신’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워터밤’은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인기를 얻기 위해 참석하는 곳이냐” 라며 선정성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워터밤’에 참석하는 관객들 또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려고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라며 ‘워터밤’이 ‘노출‘에만 초점을 두는 페스티벌로 변질돼 간다고 논란이 되고 있다.



워터 페스티벌의 양면성


  워터 페스티벌은 여름을 즐기기에는 최고의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화려하면 화려한 대로, 물을 많이 뿌리면 뿌리는 대로 날씨 문제, 물 낭비 문제, 선정성 문제, 관객 안전 문제 등 매번 따라오는 문제가 너무나 많다. ‘그저 놀기’에 매몰된 1회성 페스티벌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여러 논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페스티벌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여러 문제를 무시하고 관객들의 즐거움에만 초점을 두게 될 경우 워터 페스티벌 존재의 지속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페스티벌 운영사와 관객들은 매년 불거지는 논란들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변의 눈치를 보고, 워터 페스티벌을 가는 것을 꺼려 하며, 즐기러 가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 한 마음 한 뜻일 수 없는 것처럼 여름을 즐기는 방법도 다 같을 수는 없다. 그래서 워터 페스티벌에 대해서도 모두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없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문제에 대한 공동선을 찾으며 ‘서로의 눈치를 보지 않는 즐거운 여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이윤진 기자